He's writing/2차 창작

[내 스급] 노아

*날조 주의

*연성 키워드: 차이나 드레스, 안약 

한 사람, 두 사람

 그는 차가운 눈으로 시야 속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수를 조용히 셌다. 그런 그의 눈길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안에 서 있는 사람들은 그저 자신들끼리의 대화에 빠져 웃고 떠들기에 바빴다.

 기다란 금발을 한 번 더 매만지며 서있는 그의 몸은 차이나 드레스로 가려져 있었다. 낭창한 몸매를 가린 차이나 드레스는 붉은 비단 위에 금빛용이 수놓아져 있어 누구든 한 번은 돌아볼 법 하건만 그 많은 사람들 중 누구도 그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곳곳에 진미가 펼쳐져 있건만 정작 그는 연회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지 지루하다는 듯 눈을 감고 있었다.

몇 곡의 노래가 귓가를 지나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좀 더 높아지려는 그 때, 그의 귓가에 짧은 진동이 울렸다. 샹들리에의 불빛에 비춰 반짝이는 귀걸이가 짧게 떨자 그는 손목에 찬 시계를 흘끗 보고는 벽에서 등을 뗐다. 비단을 신은 듯 바닥에 스치는 소리조차 없이 빠르게 걸어간 그는 목표물을 시야에 담은 채 잠시 발을 멈췄다. 그리고 품에서 자그마한 안약을 꺼내들은 그는 자신의 눈을 향해 투명한 액체를 몇 방울을 떨어트렸다. 한 두 방울씩 떨어진 액체가 동공에 닿자 연회색의 눈동자는 자신의 색을 바꿨다. 그리고 몇 번 눈을 깜박이자 그 곳에는 보랏빛 눈동자를 지닌 한 여성만이 서있었다. 누구든 홀릴 수 있는 외모의 소유자는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은 채 찬란한 빛의 아래로 걸어 나갔다.

 금빛을 가득 머금어 눈이 부시게 물결치는 머릿결은 허리까지 내려와 윤기를 자랑했고, 붉은 빛의 드레스는 움직임이 불편하지 않도록 적당한 폭을 유지하며 발목까지 내려왔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의 존재감은 옅게 지워버린 채 그는 자연스레 사람들의 무리에 녹아들었다. 웨이터들이 돌아다니며 건네주는 칵테일은 그 자리에 맞게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 하나 가져가고 싶은데 없겠지?’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임무를 수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머릿속에는 벌써 돌아가 웃고 떠들 자신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짧은 상념을 깨운 것은 손목에서 잘게 우는 시계의 알람이었다. 피부의 감촉으로만 느낄 정도로 작게 울은 시계가 채 진동을 멈추기도 전에 그의 발은 어느새 목표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닥칠 일을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웃고 있는 목표의 옆을 지나며 그는 자신의 손을 잔 위로 지나게 했다. 그대로 조용히 지나간 그는 자신의 할 일을 다 했다는 듯이 자리를 빠져나왔다.

 “끝냈어요.”

짧게 임무의 완료를 마친 그의 말이 마치자마자 누군가 그의 어깨를 잡았다.

-정체는

 “안 들킬 거에요.”

 자신의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면서도 그는 빙긋이 웃으며 말을 마쳤다. 그리고 그 말과 동시에 연회장에서는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남녀 구분 없이 들려오는 날카로운 소음은 노아와 그의 앞에 서있는 사람의 귀에 내리꽂혔다.

 “누구,”

 채 말을 마치지 못한 채 그는 급하게 몸을 숙여야했다. 그리고 머리 위로 스쳐가는 손날에 그의 머리카락 몇 올이 허공을 날았다.

 “최소 S, 금색의 장발에 바이올렛 색 눈, 격투 중심의 능력자다. 파악해.”

 그나마 이런 일에 익숙한지 빠르게 정보를 파악하는 그는 통신기에 대고 자신이 알아낸 것들은 전해주었다. 그리고 모든 지시사항이 전해지자마자 그의 통신기는 독에 의해 녹아 없어졌다. 갑작스런 사건에 눈을 동그랗게 뜬 그를 향해 차가운 미소를 지은 노아는 손에 든 기기를 녹여 없앴다.

 “등급 말고는 하나도 못 맞췄네. 그러니 제 주인도 못 지키지.”

 그리고 부족한 가드의 눈에 마지막으로 보인 것은 괴수의 것으로 변한 손이 자신의 목을 향해 날아오는 것이었다. 분명 약하지만은 않을 피부임에도 불구하고 종잇장처럼 피부에 박힌 손을 조용히 빼며 그는 자리를 떴다.

 공간을 가득 채우는 구둣발 소리를 뒤로 하고 옥상으로 향하는 문을 연 그는 차가운 밤공기를 한가득 받아들였다. 몸을 숙인 그는 자신의 허벅지부터 손톱을 내리세우며 쭉 그었다. 몸을 감싸고 있는 비단이 찢어지며 새하얀 피부가 달빛에 드러났다. 새하얀 피부 밑의 근육에 살짝 힘이 들어가자마자 어느새 누가 있었다는 양 옥상에는 휑한 바람만이 불었다.

자신을 찾는 고함소리를 뒤로 한 채 씨익 웃은 그는 까만 밤하늘을 빠르게 가로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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